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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잠&독자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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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울수록 더 채워지는 기쁨
    비울수록 더 채워지는 기쁨
    제458호(2018.9.19.)  ​‘육아는 장비발’이라는 말처럼, 조금만 검색해 봐도 육아에 꼭 필요할 거 같은 편리한 육아용품들이 넘쳐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는 나는 수시로 육아용품을 구매했고, 거의 매일같이 오는 택배 상자가 일상인 삶이었다. 편리하지만 점점 넘쳐나는 육아용품들로 하루 종일 치우고 정리하느라 지쳐가고 있을 무렵, 우연히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 불필요한 물건이나 일 등을 줄이고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적은 물건으로 살아가는 단순한 생활방식)’에 대한 책을 접하게 되었고, 이후 일상의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다.그동안 넘쳐나는 장난감이랑 아이 옷들을 정리하느라 어떤 수납장을 더 사서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어떻게 정리해 비워낼 것인가로 패러다임이 바뀌게 된 것이다. 비워가자니 처음에는 어떤 것을 버려야 할지도 모르겠고 막상 버리자니 아까워서 며칠 동안 그냥 가지고 있는 물건들도 많았다. 그런데 여러 번 생각하고 하나하나씩 비워나가니 이상하게 내 삶도 뭔가 정리되어 가는 듯한 느낌이 들고 하나하나 비워짐에 뿌듯함과 기쁨이 더욱 커졌다. 그리고 비운다는 마음으로 막상 집안을 정리하다 보니 사놓고 안 쓰고 있는 물건들, 집 안에 있는지조차 몰랐던 물건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계기도 되었다.이제는 온갖 육아용품들과 안 쓰는 물건들로 포화 상태였던 우리 집도 버릴 것 버리고 나눠줄 거 나눠준, 어느 정도 여백이 존재하는 집으로 변화되었고 버리면 버릴수록 행복해졌다는 말처럼 더 이상 치워야 할 스트레스가 가득한 집이 아니라 마음의 평화를 누리는 집이 되었다. 이제는 비워진 가벼운 마음으로 두 아이들과의 행복한 경험을 쌓는데 에너지를 쏟을 수 있을 거 같다. 선선한 가을 ‘비울수록 더 채워지는 기쁨’을 위한 시작을 해보는 건 어떨까? •조영숙(상록구 사동)​ 
    2018-09-19
  • 노적봉의 가을
    노적봉의 가을
    제458호(2018.9.19.)   ​숲 향기가 흐르는 노적봉단원 미술관을 지나서안산 호수공원 주변까지햇살 휘저으며 들려오는가을 바람소리 공원길 아래 장미꽃 화단들연초록은 왼쪽으로 비켜가고메마른 가을빛만 익어 내린다. 전철 지나가는 한양대 주변언덕에 고추잠자리 춤을 추고두툼한 햇살은 피어오른다. 노적봉은 언제나 고즈넉한산책길로 지나가는 사람들의발길을 꽁꽁 묶는 곳 오늘도 숲가에 흐르는 노적봉생생도시 안산시온 천지에 환하게 불을 밝힌다. •이문기(상록구 성포동)​ 
    2018-09-19
  • (나비잠)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
    (나비잠)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
    제457호(2018.8.22.)  아기이름: 신나라 / 출생년월: 2017. 3월 / 태명: 신나라 / 태몽: 큰 감나무가 거꾸로 심어져 있었고 거꾸로 심어진 나무뿌리에서 대봉이 많이 열려있었는데 그 중 하나를 제가 따서 먹었어요  나라는 사실 결혼 전에 예기치 못하게 찾아온 아이에요. 처음엔 너무 무섭고 겁이 났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찾아온 천사라고 생각하고 예쁘게 키우고 있답니다.​태명이랑 이름이 같아서 자기 이름을 빨리 알게 된 것 같아요. 아기 때부터 “신나라~” 하고 부르면 휙휙 돌아봤답니다.ㅎㅎ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태어나 ‘내가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많이 되고, ‘아기에게 사랑을 제대로 주지 못하면 어쩌지’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나라를 직접 마주한 순간 그런 걱정은 모두 날아갔습니다.너무 사랑스럽고 이런 천사 같은 아이가 저에게 와줘서 정말 다행이고 행운이라고 생각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먹는 걸 너무 좋아하는 ‘먹순’이고 엄마 아빠 둘이서만 먹는 건 절대 못 봐서 아빠 입에 들어간 걸 억지로 손을 넣어서 빼내는 ‘뚱띠’지만, 배가 볼록 나와서 뒤뚱뒤뚱 걷는 모습도 너무 귀엽답니다. 옛날엔 아이를 싫어했지만 나라가 태어나고부터 세상 모든 아이들이 예쁘고 한 번 더 보게 되네요. 나라가 앞으로도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고, 나라의 엄마 아빠가 되어서 정말 행복합니다!!​나라야 엄마 아빠가 사랑 듬뿍 듬뿍 줄게~~ 건강하게 자라줘서 고맙고 항상 사랑해 ♡​ 
    2018-08-23
  • (나비잠) 우리 아이가 태어났어요
    (나비잠) 우리 아이가 태어났어요
    제457호(2018.8.22.)  ​아기이름: 조유이 / 출생년월: 2017. 5월 / 태명: 오월이 / 태몽: 산딸기를 바구니에 담는 꿈​  ​적지 않은 나이에 결혼. 그리고 오랜 기다림….우리부부는 참 어렵게도 아기를 가졌답니다.한약도 먹고, 병원도 다녀보고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해봤지만, 저희에게 아기가 생긴다는 거는 참 어려운 일이었습니다.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시험관아기를 준비하는 사이, 정말 기적처럼 우리에게 아기가 생겼습니다.오래 기다렸던 아기여서일까…. 그렇게 힘들다던 육아가 저에게는 사실 마냥 기쁨으로만 다가왔었습니다. 태어나 첫 울음을 울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순간도 감동이 아닌 적이 없었고, 아기의 몸짓 하나하나에도 너무 큰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유이야. 엄마 아빠에게 선물처럼 찾아와줘서 너무 고마워. 유이가 우리집에 온 후로 엄마 아빠는 많이 행복해졌어. 오늘이 너무 보람되고, 내일이 너무 기다려진단다.이제 오물오물 귀여운 입으로 말도 하고, 노래도 하게 되겠지? 벌써부터 너무 설레고, 기대가 돼. 엄마 아빠가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서, 유이의 앞날을 응원해줄게!! 우리 지금처럼만 행복하자.사랑해. 엄마의 아기천사야♡​ 
    2018-08-23
  • (독자투고) 무더운 여름, 수고하는 손길에 감사
    (독자투고) 무더운 여름, 수고하는 손길에 감사
    제457호(2018.8.22.)  ​더워도 너무나 더운 올해 여름이다. 40도를 육박하는 더위 때문에 밖에 나가는 것이 엄두가 나질 않을 정도다. 얼마 전 어쩔 수 없이 장을 보러 땡볕에 나갔는데, 쨍쨍 작열하는 햇볕 아래서 횡단보도에 그늘막을 설치하고 있는 분들을 보았다. 옆에 트럭을 세워둔 것을 보니 몇 군데를 이동하며 여러 곳에 설치할 예정인 거 같았다. 서너 명의 남자들이 비 오듯 땀을 흘리며 그늘막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순간 참 감사하고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대다수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이 더위에 누군가는 땀 흘려 수고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 후 거리를 지날 때 보니 생각보다 많은 곳에 펼쳐져 있는 그늘막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고,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 여기저기 설치된 분수놀이 쉼터며 생수 무료 제공, 그리고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한 안전요원 배치까지…. 세심한 배려들이 느껴졌다.지독하게 무더운 여름을 조금은 시원하게 보낼 수 있도록 수고하고 계신 안산시 직원 여러분들에게, 이렇게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해본다. •최지은(단원구 광덕서로)​ 
    2018-08-22
  • (독자투고) 안산시의 인도주의적 결단, 적극 지지합니다
    (독자투고) 안산시의 인도주의적 결단, 적극 지지합니다
    제457호(2018.8.22.)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가 2016년에 200만 명을 넘어섰다. 그중에 가장 많은 외국인이 사는 곳이 바로 우리 안산시다. 자그마치 8만3천여 명. 외국인 노동자들의 보금자리가 되어 주고 있는 안산시는 어쩌면 그들에게 ‘희망의 땅’이나 ‘약속의 땅’이지 않을까.이번에 안산시가 중요한 결단을 내렸다. 8만3천여 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의 자녀 중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3세~5세 아동 662명에게 매월 보육료 22만 원을 지급한단다. 엄밀히 따지면 우리 시민들이 ‘큰 일’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이런 사업을 펼치는 것이기 때문이다.외국인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묵묵히 우리 산업을 지탱해 주는 것을 감안하면, 국가적으로도 안산시의 이런 노력을 지원하고 보탬이 돼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중소기업이 많은 안산시에 사는 외국인 가정은 대부분 맞벌이기 때문에 자녀들은 보육시설에 맡겨진다. 위탁비용은 나이에 따라 30~40만 원 정도라는데, 아이가 둘만 돼도 큰 부담일 것이다.한 달에 버는 수입이 넉넉하지 않을 텐데 집세를 포함해 여러 세금과 공과금, 의료비, 숙식비에 아이들 어린이집 비용까지…. 우리시 결정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물론 일부에서는 “우리 세금으로 왜 그들을 돕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그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거의 가족 단위 보단 개인으로 있다. 그런데 개인으로만 있으면 소비를 거의 하지 않는다. 가족으로 있을 때 필수불가결한 돈이 들어가고, 따라서 그들이 부양하는 가족이 한국에 함께 있을 때 그들이 번 돈도 한국에서 쓰일 것이기 때문이다.교육은 우리나라 인구 감소 특성상 인프라가 남는 시점이고, 그저 기본교육 지원이니 큰 투자 없이도 사용하기 쉽다. 회사 기숙사에서 살면서 번 돈을 모두 본국으로 보내버리는 체류자가 대부분인 반면, 가족이 있으면 그 돈이 다시 우리나라 시장에 돌게 되니 순기능이 크다 할 수 있다. 특히 교육이라는 부분은 우리가 선진 시민으로서 넓은 마음과 자세로 보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아이 키우는 엄마로서 우리 안산시의 의미 있는 이번 결단을 적극 지지한다. •김진순(단원구 선부광장로)​ 
    2018-08-22
  • (독자투고)고마움 가득한 여름날
    (독자투고)고마움 가득한 여름날
    제457호(2018.8.22.)  ​내게 변함없는 보물이자 비타민인 큰 아이. 자라면서 겪지 말았어야 할 일들을 아이 혼자 감당할 때, 아무 도움도 주지 못하고 지켜봐야만 했던 나는 늘 죄인이었다.긴 병치레, 중학교 때부터 준비했던 대학 진학문제…. 그토록 원했던 대학을 다니다 자퇴하고 다른 학교 1학년으로 재입학하는 쉽지 않은 과정까지,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군대까지 다녀온 스물일곱 살의 대학 3학년인 멋진 청년. 다행히 적성에 맞는지 복수 전공까지 하며, 내년 상반기 합격을 목표하는 시험 준비로 바쁘다.평소 농담조로 “아빠 능력 안 되니 학비는 장학금 받아 스스로 해결하라”곤 했다. 나의 학창시절엔 단 한 번도 받지 못했던 장학금. 그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며 대리만족이라도 느끼고 싶은 욕심인 걸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더 큰 부담이었는지, 얼마 전 기말고사 기간엔 더 밤이 늦도록 책상을 지켰다.1학기를 마친 요즘, 오전에 잠시 운동하는 것 외에 인터넷 강의 수강 등 공부에 빠져 지낸다. 어제 오전에는 운동하다 말고 갑자기 뛰어와 컴퓨터에 앉더니 정신없이 정보 검색을 하는 아이. 평소와 다른 행동에 놀라 “무슨 일 있냐?”고 하니 “성적이 발표됐다”고 한다. 잠시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지다 침묵을 깨며 힘들어간 목소리로 “아빠”를 부른다. 부르는 것도 모자라 내 손을 잡아끌고 가 모니터를 보여준다. 전 과목 A+. “정말 다행이야”라며 시크하게 웃는 아이, 그리고 그런 아이가 멋지고 자랑스러워 “고맙고 수고했다”고 격려하는 아빠. 이제 나보다 더 넓어진 등도 함께 두드려줬다.아들 덕분에 기분 좋은 퇴근길, 아이가 현관까지 나와 반갑게 맞아준다. 손에는 할머니로부터 받은 금일봉이 들려있었다. “아들 정말 좋겠네. 든든한 할머니 계셔서….” 말꼬리가 흐려지며 가슴 한 쪽이 뭉클해진다. 당신 손주라면 언제나 “예스”인 내 어머니. 손주 전화에 좋으셔서 쏟아지는 장대비를 뚫고 단숨에 뛰어 오신 것이다.“좋아하시는 노각채도 무쳐놨는데, 저녁도 안 드시고 그냥 가셨다”며 섭섭해하는 아내에게 “자기 수고스럽지 않게 하시려고 그러셨겠지”라며 다독였다.자신의 큰 꿈을 향해 최선을 다하며 바르고 멋진 청년으로 자란 두 아들이 고맙고, 나에게 또 손주에게 영원한 ‘응원단장’이신 어머니가 건강하셔서 또 고맙고, 집안 두루두루 편안하게 건사하느라 애쓰는 알뜰한 아내가 있어서 또 고맙다. 생각해 보니 나에겐 온통 고마움 가득한 감동스런 여름날이다.  •이명식(단원구 광덕서로)​ 
    2018-08-22
  • (경찰기고)‘깨진 유리창’ 이론이 주는 교훈 ‘
    (경찰기고)‘깨진 유리창’ 이론이 주는 교훈 ‘
    제457호(2018.8.22.)  ​‘깨진 유리창’이라는 이론이 있다. 유리창이 깨진 자동차를 길거리에 방치하면 사회의 법과 질서가 지켜지지 않는다는 메시지로 읽혀져 더 큰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론이다. 일상생활의 경미한 범죄라도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결국 강력 범죄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범죄학자 조지 켈링(George L.Kelling)과 제임스 윌슨(James Q. Wilson)이 1982년에 이론화했다. 1969년 미 스탠퍼드 대학의 짐 바르도 교수는 한 가지 실험을 했다. 지역 내 치안 여건이 좋은 장소에 자동차 보닛(bonnet)을 열어 둔 채 일주일 동안 방치를 했는데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반면, 그 다음 실험에서는 자동차 뒤쪽 창문을 깨뜨린 후 방치했더니 불과 10분도 안 되어 배터리와 타이어를 빼가는 상황이 벌어졌다.또 다른 실험은 비어 있는 주택 건물에 창문을 깨뜨렸을 때의 상황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다른 창문이 깨지기 시작하더니 며칠 지나지 않아 건물 전체의 유리창이 깨지고 벽은 낙서로 지저분해졌다. 경미한 범죄라도 초기에 신속하고 올바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깨진 유리창’ 이론의 핵심이다.최근 법무부 설문조사에 의하면 사람들이 범죄 불안감을 많이 일으키는 장소로 응답자의 55%가 어둡고 후미진 골목을, 26%가 지저분한 거리라고 답했다. 이처럼 우리들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그 장소가 주는 환경적 기반을 통해 안전한가 또는 위험한가를 판단한다. 이것은 역으로 보면 범죄자들도 마찬가지이다. 범행 장소를 물색할 때 어둡고 후미진 골목, 지저분한 장소를 선택하여 범죄를 저지르기 때문이다.이처럼 ‘깨진 유리창’ 이론은 도시환경 범죄예방의 롤 모델이 되어 세계 각국을 포함해 우리나라에서도 생활 전반에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어둡고 후미진 골목에는 밝은 빛을 비추는 가로등과 네온 등을 설치하고 담장에는 벽화를 그리며 계단에는 건강 지도와 야광 스티커를 붙인다. 또한 골목 자투리 공간에는 꽃밭 등을 만들어 범죄를 예방하기도 하고, 아파트와 학교, 주택가의 놀이터에는 낮은 조경수와 담을 설치해 항시 보호자들이 안전하게 자녀들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모두 범죄예방 환경설계의 좋은 예이다. •안산단원경찰서 112종합상황실 경위 전영태(경찰학 박사)​ 
    2018-08-22
  • (독자투고) 마음 여리고 속 깊은 안산시민들의 향기 나는 마음씨
    (독자투고) 마음 여리고 속 깊은 안산시민들의 향기 나는 마음씨
    제456호(2018. 7. 25.)  ​회사 근처에는 우리 직원들이 자주 가는 돈까스 식당이 하나 있습니다. 이 식당은 사이드 메뉴로 저렴하게 잔치국수도 만들어 파는 곳입니다. 엊그제 점심때였습니다. 출장에서 늦게 돌아와 어쩔 수 없이 홀로 식당에 가서 돈까스를 하나 시키고 앉아 창밖을 보고 있는데 70대 초반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폐박스 리어카한 대를 끌고 뒤뚱거리며 식당 앞에 다가섰습니다. 어르신들은 이내 식당 안으로 들어오셔서 마침 내 옆의 빈 테이블에 앉으셨습니다.본의 아니게 두 분의 대화를 엿듣게 됐습니다. “7천 원짜리 돈까스가 먹고 싶다”는 할아버지와 “그럴 돈이 어디있냐”며 “4천 원짜리 국수를 먹으라”는 할머니의 핀잔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분의 논쟁은 할아버지의 ‘완패’로 끝나 결국 4천 원짜리 국수를 주문했습니다.사실 돈 7천 원은 요즘 물가로 치면 그렇게 비싼 식사값은 아닐텐데… 하지만 어렵사리 폐지를 모아 생활하시는 노 어르신들에게 잔치국수보다 비싼 돈까스는 드시기엔 조금 부담스러웠나봅니다. 두 분의 그런 대화를 엿듣게 된 나는 코끝이 찡 했습니다.잠시 후 두 어르신은 식사를 마치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나셨습니다. 또 일을 하러 가시려는 모양입니다.그런데… 할머니가 계산대에 다가서자 식당 사장님이 웃으며 하는 말에 귀가 번쩍 띄었습니다. 먼저 식사를 마치고 간 어느 손님이 두 분의 잔치국수 값을 대신 지불했고 다음에 오셔서 오순도순 드시라고 2인분의 돈까스 값까지 더 지불했다는 것이었습니다.그 사람도 우연히 두 분의 대화를 들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두 분께 말씀드리지 못한 것은 혹시나 오해하시고 마음 상하실까봐라며, 건강하게 오래 사시라는 마음이었다는 설명까지...허… 참내. 어느 마음 착하고 속 깊은 안산시민이었을까요. 마음이 어지간히도 여리고 순하고 아름다운 시민...두 어르신은 “이거 참… 고마워서 어쩐다지...” 하시며 미안해 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꼭 찾아와 돈까스 잡수시라는 식당 사장님의 당부에 그러겠다며 나가시는 두 분의 뒷모습에서 진정으로 사람 사는 향기 가득한 안산사람들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남준희(안산시 단원구 달미로)​ 
    2018-07-25
  • (독자투고) 캠핑장에서의 하루
    (독자투고) 캠핑장에서의 하루
    제456호(2018. 7. 25.)  ​창문 너머로 따스한 햇살이 비춘다. 커튼은 가지런히 치어져 있지만, 새날의 밝은 온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젠 일어날 시간인가’ 생각하며 잠시 현재 상황에 대해 가늠해 본다. “여기가 어디지, 오늘은 무슨 요일이고, 지금 내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들을 확인하기 위해 눈을 뜨려는 순간, 귓가에는 참새인지 뱁새인지 모를 새들의 재잘거림이 싱그럽다.눈을 떴다. 낯설다. 우리집 침대도 아니었고, 우리집 창문도 아니었다. 아직 자고 있는 남편과 아이들, 우리가족만 똑같았고 나머지는 모두 달랐다. 그렇다. 우리가족은 어제 안산화랑오토캠핑장에 있는 카라반에서 하룻밤을 보낸 것이었다.오늘은 금요일, 남편도 출근시켜야 하고 아이들은 학교로 어린이집으로 보내야 한다. 할일이 많다. 가족들을 깨워야 한다. 다행히 쉽다. 이 방 저 방 다닐 필요가 없다. 그냥 한마디로 “기상”하고 외치자 모두 자동반사로 일어난다. 나름 캠핑장이 주는 긴장감 때문인지 늑장부리는 사람이 없다.아침으로는 컵라면을 준비했다. 평소 같으면 “아침부터 무슨 라면이냐”며 잔소리를 늘어놨겠지만, 오늘은 캠핑 중이니 시원하게 인정하기로 했다. 더구나 지난밤 먹다 남긴치킨을 넣어 먹는 라면 맛이란, 거부할 수 없는 매력!목요일, 평일 오후에 시작한 캠핑은 복잡함 대신 간편함을 선택했다. 요란하게 숯불 피워 고기를 굽는 대신 치킨과 초밥 등 각자 먹고 싶은 것들을 사오는 방법으로 만찬을 즐겼다. 디저트로는 각자가 선호하는 과자도 준비했다. 나름 푸짐했고, 재밌었고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기에 충분했다.2층 침대 한 칸씩을 차지한 아들, 딸은 자기에게 주어진 숙제와 공부에 여념이 없었고, 퇴근 후 휴식을 갖는 남편은 TV 리모컨을 독점하고 있었다. 물론, 나는 나대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드라마 사수를 외쳤고 결국 이뤄냈다. 그렇게 편안하게, 캠핑장에서의 하룻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집이 아닌 공간이 주는 신선함이 좋았고, 도심 한 복판에 있어 언제든지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다는 편안함도 만끽했다. 무엇보다, 집에서는 이래저래 계산하며 온·오프를 반복해야 하는 에어컨도 이날만큼은 맘껏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냉장고와 전자렌지, 식기까지 모두 갖춰져 있는 카라반에서의 하룻밤은 딱히 불편함이 없었다. 주변은 고요했고,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개구리 울음소리는 옛 추억을 소환했다. 아침 식사 후 설거지를 마치고 쓰레기는 분리수거함에 나눠서 버렸다. 바로 옆 건물에는 깔끔하게 단장된 화장실과 샤워실, 식기 세척실까지 갖춰져 있었다. 카라반이 아닌 일반 캠핑장을 이용해도 크게 불편할 것 같지 않았다.멀리 가지 않아도 캠핑의 즐거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안산화랑오토캠핑장, 참 매력적이다. “차로 10분밖에 안 왔는데, 마치 서너 시간 가야 하는 시골동네에 와 있는 느낌”이라는 우리딸의 평가가 딱 내 마음이다. •한혜진(상록구 성호로)​  
    2018-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