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231, 24/24page
-
- (독자투고) 쌍둥이의 연애? 안산에 새생명이 넘치도록 태어났으면…
- 제450호(2018.1.31.) 산부인과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적이 일어나는 곳이다. 신께서 내려준고귀한 생명이 이 땅에 첫 선을 보이는 곳이니까. 이 기적을 접하다 보면 진정 ‘생명 탄생’의 경외감과 감동을 몇곱절 더 새롭게 느낄 때가 있다. 얼마 전 그날도 우리 산부인과에서 산모가 쌍둥이를 출산했다. 대부분의 쌍둥이는 인큐베이터에 들어가기 때문에 두 아가를 조심스레 인큐베이터로 옮겨야 한다. 그런데 이때, 이 쌍둥이 형제가 서로 손을 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모습을 본 우리 간호사들은 “어머, 쟤들 좀 봐. 연애하는 것 같아”라며 까르르 웃었다. 10달이나 함께 엄마 뱃속에 있었는데, ‘아직은 헤어지고 싶지 않다’고 투정부리는 듯한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보는 사람들 모두 어쩔 줄 몰라 즐거워하며 박수치고 웃었다. 사실 원래 신생아들은 손안에 무엇이 들어오면 무조건쥐고 보는 ‘원시반사’라는 게 있다. 그래서 이 아이들 역시 우연히 손에 닿은 형제의 손을 잡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우리는 ‘원시반사’라는 의학으로 보지 않고 생명의 고결함과 우애 좋은 형제애라고 생각했다. 출산 때 맞는 무통주사도 일시적으로 통증을 없앨 뿐이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결국 산모는 통증을 느끼는 속에서 모든 고통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새생명을 세상에 내보낸다. 기적이라 할 만하다. 매일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산부인과 간호사들이 느끼는 경외감과 생명탄생에 대한 환희는, 아가들의 부모님이나 가족만큼 크고 경이롭다. 시간이 흘러 경과가 좋아져 인큐베이터에서 나온 아가들을 엄마가 안아주며 모유를 물린다. 이때 아가들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엄마 젖을 찾아 머리를 들이 밀며 힘껏 입술을 쪽쪽거린다.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젖 먹던 힘까지!’라는 구호는 참 잘 만들었다. 생명탄생의 순간을 가장 먼저 접하는 직업을 가진 것도신의 축복이라 생각한다. 이제 새해인 2018년에도 우리 안산의 산부인과들이 바빠져서 정신없을 만큼 많은 신생아들이 태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순자(단원구 대부황금로)
- 2018-02-01